바다의 골칫덩어리 성게?
요즘 바다 소식을 들으면 성게가 '바다의 골칫덩어리' 혹은 '바다의 해적'이라는 오명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왜 귀한 식재료인 성게가 왜 골칫덩어리가 되었을까요?
1. 성게가 왜 문제가 되나요? (갯녹음 현상)
가장 큰 이유는 성게가 바다의 숲인 미역, 다시마, 모자반 같은 해조류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기 때문입니다.
① 백화 현상(갯녹음): 성게가 해조류를 모두 먹어버리면 바다 바닥이 하얗게 변하며 사막처럼 변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백화 현상이라고 합니다.
② 생태계 파괴: 해조류가 사라지면 물고기들의 산란처와 서식지가 없어지고, 결국 수산 자원 전체가 줄어들게 됩니다.
2. 왜 갑자기 성게가 많아졌을까요?
원래 성게는 생태계의 일부였지만, 최근 균형이 깨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① 천적의 감소: 성게의 천적인 돌돔, 쥐치, 낙지 등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성게가 폭발적으로 번식했습니다.
② 수온 상승: 기후 변화로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성게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되었고, 활동성도 더 강해졌습니다.
3. 잡아서 먹으면 해결되지 않나요?
안타깝게도 골칫덩어리가 된 성게들은 '알(생식소)'이 거의 없어 해조류가 부족한 곳에 사는 성게들은 영양 상태가 나빠 속이 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품성이 없다 보니 어민들이 채취하지 않게 되고, 방치된 성게들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굶으면서도 계속 자리를 지키며 남은 해조류 싹까지 먹어 치우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현재 진행 중인 해결책
현재 우리나라는 지자체와 해녀들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 성게를 수거하거나 폐기하는 '성게 구제 작업'을 매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렇게 잡은 빈 성게에 먹이를 주어 살을 찌워 상품화하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골칫덩어리인 성게를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속이 텅 비어 상품 가치가 없는 성게들을 그냥 버리지 않고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성게는 '버리면 쓰레기, 활용하면 보물'인 자원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괭생이모자반(먹이) + 빈 성게(개체) = 고급 성게알'이라는 공식처럼 두 가지 해양 골칫거리를 동시에 해결하는 순환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폐기물을 넘어 새로운 자원으로 변신하는 성게의 활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먹여서 살찌우기" (성게 랜칭, Urchin Ranching)
속이 비어 먹을 게 없는 성게를 수거해 육상의 가두리나 수조에서 단기간(약 8~12주) 양식하는 방법입니다.
① 먹이의 재발견: 최근 제주에서는 바다의 또 다른 골칫덩이인 '괭생이모자반'을 성게 먹이로 활용하는 연구가 성공했습니다.
② 부가가치 창출: 텅 비었던 성게가 2~3개월 만에 알(생식소)이 꽉 찬 고급 식재료로 변해 일반 성게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리기도 합니다.
2. 친환경 농업 자원 (천연 비료 및 토양 개량제)
성게 껍데기는 탄산칼슘이 풍부해 농사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입니다.
① 토양 산성화 방지: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키는 석회 비료 대용으로 사용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커피 찌꺼기와 섞어 발효시키면 식물 성장에 탁월한 천연 비료가 됩니다.
② 지효성 질소 공급: 껍데기에 붙은 유기물이 서서히 분해되면서 작물에 지속적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3. 고부가가치 산업 소재 (뷰티 및 패션)
성게의 성분을 추출해 공학적으로 활용하는 첨단 기술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① 기능성 화장품: 성게 껍데기 추출물에는 항염증, 미백, 그리고 두피 세포 재생을 돕는 성분이 있어 발모 촉진제나 미백 화장품 원료로 특허가 등록되기도 했습니다.
② 친환경 섬유(스판덱스): 국내의 한 스타트업은 불가사리와 성게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독성이 없는 **친환경 스판덱스(의류 소재)**를 개발해 해양 폐기물을 패션 아이템으로 업사이클링하고 있습니다.
4. 기타 이색 활용법
① 동물 사료: 성게의 껍데기와 내부 조직을 건조 후 분쇄하여 어류나 가축의 사료 첨가제로 활용합니다.
② 인테리어 소품: 껍데기의 독특한 무늬와 색감을 살려 캔들 홀더, 조명 갓, 장식품 등 디자인 소품으로 제작되기도 합니다.